1 minute read

지금 보고 있는 책은 여행의 이유(김영하) 이다. 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장을 읽었다.

첫장인 “추방과 멀미”에서부터 문장으로부터 전해져오는 생생함 덕분에 상황을 머리에서 그림을 쉽게 그려나갈 수 있었다.

나는 3D게임을 하면 멀미를 한다. 특히 현실감이 짙을수록 심해진다. 반대로 굉장히 빠르거나 현실성이 없는 게임일수록 아무렇지 않게 몰입할 수 있다.

추구의플롯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내가 원하는건 현실이 아니라 상상속에 있을수도 있겠거니 생각했다.

멀미는 내가 진정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바로메터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같은 생각은 굉장히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내가 원하는 것은 상상속에 있을것이고, 그 상상속(생각속)에 있는 것을 꺼내서 만들기 위해 자연스럽게 개발자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식으로 나의 무의식을 풀어내 보는것도 재밌는것 같다. 자기 자신을 아는게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이번 장을 통해 뜻밖의 통찰을 할 수 있었다.

이어서 두 번째 장은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이다. 첫 문장부터 집중할 수 있었다. 나도 호텔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마 책에서 말하고있는 좋아하는 이유와 거의 일치한것 같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었다.

나도 어디론가 떠나는것을 좋아하지만 그 이유는 현재로부터 잠깐 멀어지고 싶은 것이지, 새로운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그 자체에 무거운 목적을 두진 않는것 같다.

하지만 목적지 숙소에 도착했을때의 그 편안함이란 이루말할 수 없다. 모든게 다 처음시작하는것 같고, 왠지 모르게 주변상황이 깨끗하다.

특히나 혼자 있는 호텔방의 고요함은 머리속을 정리하게 해준다. 마치 바닥에 어질러 있는 책들을 인덱스에 맞게 책장에 잘 꽂아넣는 느낌이다.

모든 여행을 마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면, 다시 어질러지기 시작하겠지만 나만의 정리하는 법을 알고 있으니 무엇을 하든 걱정할 것이 없다.

또한 정리된 생각을 가지고 “상처”도 정리하기 시작하는것 같다. 여행을 통해 내면이 정리되었으니, 그 중심으로부터 주변을 다시 정리한다.

그러다보면 지인들에게 안부도 묻게 되고, 흐린채 하던일도 목표점이 선명해 보이기 시작하는것 같다.

여행 자체가 목적일 수도 있지만, “달아나기”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시작한 여행이 주는 이점도 있다는것이 놀라운것 같다.

여행이라는 짧은 단어를 이토록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앞으로 읽을 장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모든 장을 읽고나서 원래 생각하고 있던던 여행에 대한 고정관념이 어떻게 깨질지 기대된다.

Tags:

Updated: